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, 리처드 플래너건


 이것은 실로 대단한 이야기다.

 2차 세계 대전 중의 오스트레일리아의 포로들 그리고 일본 군인들. 그 모든 인물들이 살아있다. 아니 작가는 그들이 살아 있었다고 쓰고 있다. 전쟁이 망가트린 모든 순간들이 그곳에 있다. 아무도 그들이 살아있음을 기억하지 않는, 영웅적이지 않은 죽음을 맞이한 영웅들의 삶을 작가는 써 내려갔다. 작가가 그 모든 순간들에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, 그리고 그 모든 순간들이 얼마나 기억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절절히 느끼게 한다.

 나는 비극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른다. 이 세상에 정말로 넘쳐났던, 넘쳐나는, 그리고 넘쳐날 비극들과 나는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. 현실에서 종종 맞이하는 어떤 어려움들은 내게 그 사실을 종종 잊게 하지만, 그럼에도 이와 같은 책들을 통해 나는 그 시건방짐을 극복하고 나도, 남들도 모두 그냥 인간이라는 것을 기억할 수 있게 한다. 세상의 순수한 잔인함에 대한 이와 같은 명저들이 우리를 세상에 붙들어 주는 것 같다.

 프리모 레비의 '이것이 인간인가'를 굉장히 떠올리게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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